그리스 신화 속 의학용어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쑥뜸 본문

제4장 올륌포스의 신 II-올륌포스의 12신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쑥뜸

R2D2 in X-wing 2025. 6. 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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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륌포스의 위대한 12신 중의 하나인 아르테미스(Artemis)는 제우스와 레토의 딸로, 아폴론의 쌍둥이 누이이다. 처녀신인 그녀는 활과 화살, 사냥과 야생동물, 젊음의 여신이며 처녀성과 아직 월경이 시작되지 않은 여자아이들의 수호여신이다.

 

 

Lux diei periit, cum luna solem texit. - The light of day perished when the moon covered the sun.

 

신기하게도 지구에서 바라보는 달과 태양의 겉보기 크기는 거의 같다. 태양의 지름이 달의 그것의 400배나 되는 대신, 지구태양의 거리도 우연히 지구달의 400배이기 때문인데,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이 일어날 때면 두 천체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고대인에게 달은 실제로는 훨씬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태양과 동등한 무게감을 지니게 되었고, 달과 태양은 각각 밤()과 낮()을 상징하는 쌍둥이 남매로 인식되었다. 이에 따라 점차 아르테미스는 달, 그리고 아폴론은 태양의 신으로 변화해갔다. 백색의 달에 해당하는 금속은 은이었기 때문에 은으로 만든 활과 화살이 달과 사냥의 여신의 상징이 되었다.

 

1999년의 개기일식. 태양이 겉보기 크기가 같은 달에 완전히 겹쳐진다.

 

고대의 천문학의 관점으로는 태양에게는 황도, 달에게는 백도라는 각기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길이 따로 있었지만 가끔씩 달이 제 길에서 ex-(ec-; 밖으로) + leipo(벗어나) 태양을 가리면 일식(solar eclipse)이 일어났다. 이와 반대로 en-(el; 안으로) + leipo(벗어나) 정상이 아닌 원이 타원(ellipse)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delinquent(비행을 저지른, 체납의), delict(불법행위), relic(유물, 유적), relict(잔존생물), relinquish(마지못해 포기하다), derelict(유기된, 무책임한), loan(대출, 대여), lend(빌려주다)는 일식, 타원과 같은 뿌리에서 온 말이다.

 

그리스어, 라틴어의 lipo-, leip-, leips-, lips는 “떠나기”, “실패”, “모자람”의 뜻이다.

leiphemia: 빈혈, 핍혈

leipothymic: 의기소침한

lipoxeny: 숙주황폐화. lipo- + -xeny(손님)

 

라틴어의 linqu-, lict-는 “떠나기”, “두고 가기”의 뜻이다.

delinquency: 비행非行, 범죄

ellipse: 타원 cf) ellipsis(생략, 생략부호“…”), ellipses(ellipse와 ellipsis의 복수형)

ellipsoidal joint: 타원관절, ellipsoidal articulation. ellipse(타원) + -oid(…의 꼴을 가진) cf) ellipsoid(타원체)

elliptical recess: 타원오목

elliptocyte: 타원적혈구

relic model: 잔존모델

solar eclipse blindness: 일식맹 cf) eclipse(일식/월식의 식蝕)

 

 

Artemisia est herba amara et salubris. - Artemisia is a bitter and health-giving herb.

 

사람들은 고대로부터 여성의 생리현상을 달의 차고 기움과 관련지어 생각해왔으므로 여성의 달거리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당연한 권리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쑥은 신비한 약효를 지니고 있는 식물로 알려져 왔는데 특히 여성의 월경통과 월경불순 등을 치료하여 월경을 정상화하는 효능이 있다.

 

카리아(Caria)의 아르테미시아 2(Artemisia II of Caria)의 이름은 여신 아르테미스에서 비롯한 것이다. 식물학자 겸 의학 연구자이기도 한 아르테미시아 2세의 이름에서 아르테미시아(artemisia; 아르테미스의 풀, )”가 나왔다. 카리아의 총독/왕이었던 마우솔로스(Mausolus)의 누이이면서 비가 된 아르테미시아 2세는 살라미스 해전에서 해군 전략가 겸 함대 사령관으로 명성을 날렸다. 남편의 사후 아르테미시아 2세가 건립한 마우솔레움(Mausoleum; 마우솔로스 영묘)은 그 아름다움으로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혔으며 ‘mausoleum(중요 인물/가문의 영묘)’이라는 일반명사를 낳았다.

 

한방에서는 청호(青蒿; 우거질 청, 쑥 호)”로 불리는 한해살이 쑥(Artemisia annua; 개똥쑥)에서 추출한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은 퀴닌(quinine)이 듣지 않는 경우의 말라리아 치료약으로 사용된다. 말린 쑥을 태우는 연기는 또한 모기를 쫓는 효능이 있으므로 mugwort(아르테미시아속 풀)midge(각다귀) + -wort()이다.

 

일본어 모구사(モグサ; 약쑥) moxa(뜸쑥, 약쑥), moxibustion(뜸질, 쑥뜸)

 

미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항해 이후 남미를 식민화하던 스페인의 정복자들은 원주민 퀘추아족이 추위로 인한 오한을 막기 위해 그들이 키나(kina)라고 부르는 나무의 껍질을 달여 마시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차가 심하게 춥고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말라리아의 기적적인 치료제가 됨을 알아차린 사람들은 키나나무를 유럽에 소개하였다. 키나나무의 속명(genus name)인 싱코나(Cinchona)cinchona(키나피)는 키나 차를 마시고 말라리아에서 회복한 최초의 유럽인인 페루 총독 부인의 이름 친촌(Cinchon) 백작부인에서 비롯하였고, 퀘추아족이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 마시던 키나나무 음료쓴맛을 가리기 위해 단맛이 가미된가 토닉 워터(tonic water; 강장제)이다.

 

quina(키나의 스페인어) + -ine quinine(퀴닌, 키닌, 키니네, 말라리아의 치료제)

 

출산할 곳을 찾지 못하여 고생했던 레토가 일단 델로스에 도착해서는 무사히여아를 낳았으므로 아르테미스는 무사히 태어난 여신이라는 뜻으로 추측된다. 달의 여신이 태어난 날은 하늘에서 새로운 달이 시작되고 6번째 되는 날이었다. 이날은 달이 아직 초승달에서 반달이 되지 못하고 있을 때이므로 달의 여신은 그 아름답게 균형 잡힌 이마에 초승달이 달린 왕관을 쓴 모습이다. 그리고 다음날(7)에 아폴론이 태어났다. 따라서 매달 생일을 맞이하던 그리스인에게 매월 6일과 7일은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의 생일이었다. 아폴론이 태어난 7일째부터의 달, 곧 불룩해지기 시작하는 반달이 철월凸月/gibbous moon이다.

 

참고) 해와 달리 달은 한 달에 단 하루를 제외하고 완전한 원이 아니다. 우리말의 은 산스크리트어 (조각)”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보름달은 부풀어 오른 달이다. 산스크리트어 은 또한 dole(구호품, 약간의 몫, 실업수당), deal(분배하다)의 어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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