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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신화 속 의학용어
프로메테우스의 인간은 머리가 벗겨진다 본문
"Prometheus ignem hominibus dedit." - Prometheus gave fire to humanity.
프로메테우스 형제는 제우스에게서 피조물들에게 나누어줄 선물을 미리 받았었는데 막상 행동이 느린 프로메테우스가 일을 끝냈을 때는 이미 억센 근육, 날카로운 발톱과 억센 송곳니, 빠른 발, 단단하거나 부드러운 가죽, 아름다운 털, 힘찬 울음소리로 가득했던 선물상자가 텅 비고 구석에 털만 조금 있었다. 에피메테우스가 모조리 동물들에게 주어 버렸던 것이다.
신중한 프로메테우스는 남아있는 털을 우선 인간의 머리에 붙여 한낮의 태양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했다. 신을 닮아 두 발로 서는 인간은 머리가 태양에 더 가까웠던 것이다. 남은 것으로는 아쉬운 대로 전신에 심고,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 붙여 쿠션으로 삼았다. 인간−아직 여성이 만들어지지 않았다−이 어릴 때 풍성하던 머리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비어가면서 얼굴로 옮아가 짙은 수염이 되었다. 따라서 그리스의 청소년들에게 긴 머리는 젊음과 생기의 상징이었고 성인이 되어서야 머리를 잘랐다. 뒤에 만들어진 여성들도 같은 이유로 머리를 길게 길렀고, 성인이 되어도 자르지 않았다. 젊음의 상징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었던 탓이다. 인간의 피부에는 흙을 구워낼 때 생긴 기포가 땀구멍으로 남았다. 그러나 욕심껏 전신에 털가죽을 두른 동물들은 발바닥을 제외한 몸에서 땀을 흘릴 수 없었다. 따라서 동물들은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어 몸을 식힐 수밖에 없었고, 인간에 비해 지구력이 떨어져 인간에게 사냥을 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자신이 창조한 인간의 연약함을 걱정한 프로메테우스는 이를 해결하고자 올륌포스로 갔다. 그리고 헬리오스의 태양전차가 발진할 때 바퀴에서 튀는 신들의 불꽃을 준비해간 풀줄기에 슬쩍 옮겨 붙인 다음, 영리하게도 당당하게 들고 나왔다. 태양이 뜨기 전인 이른 새벽에는 대부분의 신들이 아직 잠자리에 있을뿐더러 일찍 일어나서 일해야 하는 하급신들에게 프로메테우스가 훔친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 고안해낸 경기의 성화를 들고 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인간들은 아직도 프로메테우스를 흉내 내어 운동경기의 성화를 태양에서 채화하여 높이 들고 달린다. 프로메테우스가 한 아슬아슬한 행위들은 모두 제우스의 권위에 대항하는 것이었던 탓에 오늘날 promethean(프로메테우스 같은[권위에 숙이지 않는], 독창적인)으로 남았다.
덧붙이자면 태양과 불을 동일시하는 것은 동양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우리말의 “해”, 일어의 “히”는 곧 “화火”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들에게 자신의 지성과 함께 작은 태양을 건네주곤 풀색의 것을 말려서 먹이로 주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사람들은 마른 풀이나 나무로 불을 키우다가 시험 삼아 주변에 굴러다니는 녹색의 마른 돌도 주어보았는데 놀랍게도 돌에서 벌건 물이 나오더니 굳어서 태양처럼 불그스름하고 아름답게 번쩍였다. 인간은 드디어 금속인 구리를 발견하고 그 세공술을 익히게 되어 석기에 금속을 같이 사용하는 시기가 되었다. 이를 chalco-(구리) + lithic(돌의) → Chalcolithic Age(금석병용기시대)라고 한다.
반짝이던 구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본래의 색으로 돌아갔다. 이른바 “녹색綠色”이나 “녹슬다”와 같은 말은 구리의 퍼렇게 슨 녹을 말하는 것으로 풀/나뭇잎의 색은 따로 “초록草綠”으로 구분한다. 현대인에게 익숙한 벌겋게 부식해 부스러지는 녹은 철에서 비롯한 것으로 rust(녹슬다, 부식하다)는 red(빨간색)과 같은 어원에서 온 것이다.
프로메테우스의 뛰어난 기술은 사람들에게 눈을 현혹하는 속임수처럼 보였기 때문에, 그리고 그 자신도 속임수에 능한 제우스조차 몇 차례나 교묘하게 넘어갔기 때문에 속임수의 정령 돌로스(Dolos; 교묘한 속임수, 농간)는 프로메테우스를 따라다니는 도제徒弟로 간주되었다.
로마인들은 걸핏하면 주인의 눈을 속이려는 불성실한 그리스인 노예들에게 골머리를 앓았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함부로 체벌을 할 수도 없었다. 그리스인 가정교사나 예술가 노예들은 아주 값이 비싼 재산이었기 때문이다. 열받은 로마인들은 세(se-: 거리가 먼) + Dolus → “세둘루스(sedulus; 근면한, 세심한)”라는 말을 만들어 내었다.
세둘루스 → sedulous(부지런히 일/공부하는, 정성 들인)
그리스인 노예가 손가락을 잽싸게 놀려 계산하고−물론 숫자에 속임이 있을 수 있다−빠른 혀를 놀려 상대를 현혹하고 설득하는 모습은 마치 돌로스의 마술이나 속임수처럼 보였으므로 돌로스는 tell(말하다, 셈하다, 세다), talk(이야기하다), tale(이야기. 고어로 “계산”, “총계”의 뜻이 있다), telltale(숨길 수 없는, 고자질쟁이) 등과 연결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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