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의사 1

In ipsa natura est medicina - In nature itself is medicine.

 

카오스에서 “프스-”하는 숨소리와 함께 최초로 출현한 존재는 “퓌시스(Physis; 생산력을 가진 자연)”라는 원시신이었다. 퓌시스는 만물의 근원이 되는 자연신으로 로마의 “나투라(Natura; 만물의 원인, 우주, 자연)”에 해당한다. 퓌시스와 나투라는 각각 physis(자연의 성장원리, 성장물)와 nature(자연)가 되었다. 자연신 퓌시스는 카오스의 혼돈상태를 정리함으로써 질서를 만들고 아름다운 코스모스로 바꾸기 시작하였다.

 

그리스어 physis를 “퓌시스”로 읽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입실론(upsilon, 웁실론)은 그리스 알파벳의 20번째 글자(대문자 Υ, 소문자υ)로 영어의 y 또는 u에 해당하며 본디 “우(u)”로 읽다가 복모음인 독일어 “위(ü, ue)”와 같이 발음된다. 따라서 그리스어 physis는 “퓌시스”로 읽게 된다. 그리스어에는 “오이(oi)”와 같이 두 글자의 복모음도 있었으므로 상대적으로 간단한 글자라는 뜻으로 “우 프실론(u psilon; 간단 u)”, 곧 “upsilon”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또한 알파벳을 숫자로 사용하던 그리스 숫자 체계에서 Υ=400이다.

 

그리스어 입실론은 영어에서 y 또는 u로 바꿔 쓰며 그 예는 다음과 같다: 글뤼퀴스(glykys; 달콤한) → glycerin(글리세린), glucose(포도당)

 

알파벳의 끝에서 두 번째 글자 Y/y는 “V” + “I”이다. 아직 U가 없이 V를 모음으로 사용하던 시절이라 V(우) + I(이/아이) → Y(위/와이). 학자에 따라서는 Y를 모음으로 분류한다.

 

소문자 입실론(υ)을 “위(hy)”라고도 했던 까닭에 hy(u-자) + -oid(-모양) → hyoid(u-모양, y-모양, u-자 모양의 목뿔뼈)

 

hyoid bone(목뿔뼈)

그리스어의 hyo-는 “목뿔뼈”의 뜻이다.

hyoid: 목뿔-

hyoid bone: 목뿔뼈, 설골

mylohyoid: 턱목뿔근, 악설골근, mylohyoid muscle. mylo-(어금니) + hyoid

thyrohyoid nerve: 방패목뿔신경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퓌시케(physice; 자연적 존재)”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인간을 포함한 코스모스의 만물에는 자연적 위치가 있어서 여기서 벗어난 것은 항상 원래의 자리 또는 상태로 돌아가는, 곧 자연스러움을 회복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이를테면 돌의 자연 위치는 땅이기 때문에 돌을 위로 던져도 곧 땅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퓌시케 에피스테메(physike episteme; 자연에 관한 지식)”를 “자연과학”으로 번역한다.

지식의 여신 에피스테메(Episteme). 터키 에페소스의 켈수스 도서관. wikipedia

natural: 자연-

natural enemy: 천적

natural infection: 자연감염

denaturant: 변성제

denaturase: 단백질변성효소

denaturation: 변성, 변질

renaturation: 탈변성, 원형재현

unnatural host: 비호적숙주

 

그리스어의 epistemo-(epistem-)은 “지식”, “알다”의 뜻이다.

epistemology: 인식학, 인식론